나는 친구가 많은 편은 아니다.
두루두루 잘 지내는 편이지만
마음속에 따로 방을 만들어 둔 친구는 많지 않다.
내 기억엔 거의 1년 반만에, D를 만났다.
너무 보고싶었지만, 10월 시험이 끝날때까지 약속을 잡기도 뭐하고..
전보다 더 멀리 이사가버렸기도 하고...
최근 그 친구가 선물해줬던 책을 다시 펼쳐 읽기 시작했었다.
자연스레 D의 생각도 나고 연락해야겠다 마음먹은 그날
그녀에게서 먼저 카톡이 왔다.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예전에도 내가 D 생각을 하고 있으면, 정말 갑자기 먼저 연락이 왔다!
텔레파시라는게 정말 존재하는지.
아니면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이심전심인건지..
것도 아니면 연락하는 텀이 길어서 자연스레 연락할때가 되었기에 서로 연락한건지...
아무튼
연락하고 바로 그 주 주말에 만나기로 하고 식당 예약까지 마쳤다.
당일에 출발하면서 연락을 했는데
약속시간을 착각한 D는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온다고, 10분 정도 늦겠다고 연락이 왔다.
무척 당황한 것이 카톡으로도 느껴졌지만, 나는 전혀 개의치 않기에...
괜찮다 괜찮다~~ 했는데
문득 D에게 줄 선물-내가 만든 수태볼-을 고이 싸서 두고 온 것이 생각났다.
너나 나나 참.. 끼리끼리 만나는 건가 싶기도 하고
나름의 에피소드가 재미있기도 했다.
나름 중간지점인 사당에서 만나
식당과 카페 1차 2차, 서점 구경을 했다.
장소를 옮겨가면서도 대화는 끊이지 않았고
대화가 즐겁다는 것이 참 오랜만이었다.
늘 만나던 사람만 만나고, 비슷한류의 얘기만 반복하던 대화뿐이었다면
D와의 대화는 지적 자극을 주는 느낌이랄까.
자연스레 다른사람에겐 하지 못했던 내 고민이야기도 하고.
남들이 들으면 유난스럽다 할까봐 쉬이 꺼내지 못했던 주제도 꺼내고.
너무 재미있고 기뻐서 마음이 요동치는 느낌이었달까..
집이 멀다는 것이 너무너무 아쉬웠다...ㅠㅠ
오늘 대화 중 새로 알게된 것, 기억하고 싶은 것
하드보일드 hard-boiled
1930년을 전후하여 미국문학에 등장한 새로운 사실주의 수법
원래 ‘계란을 완숙하다’라는 뜻의 형용사이지만, 계란을 완숙하면 더 단단해진다는 점에서 전의(轉義)하여 ‘비정 ·냉혹’이란 뜻의 문학용어가 되었다. 개괄적으로 자연주의적인, 또는 폭력적인 테마나 사건을 무감정의 냉혹한 자세 또는 도덕적 판단을 전면적으로 거부한 비개인적인 시점에서 묘사하는 수법을 의미한다.
불필요한 수식을 일체 빼버리고, 신속하고 거친 묘사로 사실만을 쌓아 올리는 이 수법은 특히 추리소설에서 추리보다는 행동에 중점을 두는 하나의 유형으로서 ‘하드보일드파’를 낳게 하였고, 코넌 도일(Arthur Conan Doyle) 류의 ‘계획된 것’과는 명확하게 구별된다. 원래 이 장르는 1920년대 금주령시대의 산물이라고 하며, 어니스트 헤밍웨이
와 도스 파소스(Dos Passos) 등 미국의 순수문학 작가들의 문학적 교훈을 적용시키려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하드보일드 [hard-boiled] (두산백과)
D는 소설을 즐겨읽고, 읽을 때 문체가 굉장히 중요하다하며 하드보일드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한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또는 감정에 좌우되지 않는 냉담한 태도... 개인적으로 소설이라는 것 자체가 타인의 삶 혹은 관점에 깊이 공감하게 되는 장르인 것 같은데,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문체를 사용하면 독자가 그 글을 읽을 때 부담스럽지도 않을 것 같고, '글로써 한정된 감정'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며 좀 더 능동적인 독서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아..느낌적인 느낌이 있는데 글로 표현하기에는 내 표현 능력이 부족하다)
이 이야기를 나눌 때 재미있었던 부분은
나는 비소설을 주로 읽었고, D는 소설을 주로 읽었는데 여기서 오는 차이가 있었다.
나는 정돈된 문장, 문단구조에 익숙하고 논리관계가 명확한 글에 익숙해서 소설을 읽을 때 왠지 모를 어색함이 느껴졌다는 것이다!
몇년 전 내 생일에 선물해준 에밀 아자르의 [자기앞의 생] 책이 있었는데 D는 이 책이 인생소설이라고 했다.
나는 이 책이 빨리 읽히지도 않았고.. 왠지 모를 어색함이 있었으며.. 주인공인 모하메드(모모)가 어린아이여서 그런지 생각의 흐름대로 말한다. 의식의 흐름대로 말하는구나.. 생각하며 좀 낯설었는데 D는 이런 문체 자체가 좋았던 것이다!
너무 신기하고 재밌어..
집가는길에 같이 서점도 들러서 이 책 저 책 보며 수다도 떨고 ~ 책 구경도 신나게 했다.
또 새로운 배움
"케이퍼픽션"
범죄소설을 케이퍼 픽션이라고 하나보다.
영화 쪽으로는 케이퍼 무비도 있다.
으.. 세상엔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아~~~
상식 부족인 것 같기도 하고
공부가 많이 필요하다
오늘도 새롭게 깨닫고 다짐하는데
몸과 머리가 협력하지 않아서 실천하기 힘들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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